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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제 24회 제주미술제의 개최에 즈음하여

제주 사회의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제주미술계는 다양한 욕구가 교차하고 수용되는 환경으로 다원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성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문화예술의 섬’이라는 기치 아래 공공영역에서 적극적인 문화예술 인프라의 구축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공공의 지원이 민간영역에서의 역동적인 생명력으로 피드백 되는 선순환 구조 또한 요구됩니다. 따라서 공공영역의 지원정책과 민간영역에서의 활력을 통한 유연하고 발전적인 문화예술계의 건강한 네트워킹을 실현할 현실적 실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는 소통, 관계, 협업 등의 교류를 통해 건강한 미술생태계를 구축할 방안을 고민한 바, 1991년에 개최하여 23회를 이어오고 있는 ‘제주미술제’의 창립 취지에서 그 해결책을 찾고자 합니다. ‘제주미술제’는 제주미술인이면 누구나 창작 성향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출품하여 미술역량을 높이고, 지역 미술인들의 화합과 창작의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지역미술축제입니다. ‘제주미술제’의 정신은 다원화되는 제주의 문화예술 환경에서 공공과 민간, 개인과 단체, 개인과 개인, 단체와 단체, 기성세대와 청년세대를 연결하여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라고 봅니다. 그 안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제주미술제’의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유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합니다. 이러한 인적 인프라 중심의 네트워크 프로젝트는 지역 미술계를 재해석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에 저희 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는 2017년 7월 16일부터 8월 20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제주미술제 발전방안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였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현재 제주미술계의 토양에서 미술계를 작동시키는 여러 요소, 즉 작가, 비평, 시장, 기획, 단체 등 다양한 조건의 원리들을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작품’을 ‘창작’하는 주체로서의 ‘작가’와 그들의 연대 형식을 갖는 ‘단체’, 그리고 창작과 전시, 정책과 행정 등의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파생되는 결과가 궁극적으로 개인의 작품 창작에 환원되는 순환구조에 대해서 토론하였습니다.

그 결과,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하나씩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가시적인 결과보다는 점진적인 소통과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협의에 이른 소중한 결과 중 하나가 올해 개최 예정인 ‘제주미술제’입니다. 한국미술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 탐라미술인협회, 한라미술인협회, 한국미술협회제주특별자치도서귀포지부, 네 개 단체와 개인작가분들과의 연합전시인 ‘제주미술제’는 공동조직위원회를 통해 전시 기획과 운영을 협업합니다. 올해는 문화예술재단 산하 예술공간 이아와 제주도립미술관의 제주미술제 참여를 통해 지역미술의 체계적인 조망과 축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실험하고자 합니다.

이상, 제주미술제를 통한 동시적이면서 입체적인 네 개의 이벤트는 각각의 도록으로 정리되어 격년으로 축적될 것입니다. 이러한 계획은 제주비엔날레가 갖는 국제성과 제주미술제가 갖는 지역성의 교차된 예술경험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숙의를 통해 지역미술의 성숙한 플랫폼이 마련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구조는 ‘지역미술사 정립과 활성화’라는 가시적이고 분명한 목적과 지향을 위한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의 실질적인 협업의 실험이 될 것입니다.

2018년 제24회 제주미술제의 새로운 출발에 지역미술계의 살아 꿈틀거리는 욕구와 고민들을 담아내 건강한 지역미술계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제주의 고유성과 확장성이 21세기, 지역미술계 안에서 어떻게 정립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미래의 ‘제주미술제’에서 소박하지만 의미 있게 실현되기를 희망합니다.

2018년도 제 24회 제주미술제 조직위원장 강 민 석

제미재미잼잼 _2018 제주미술제 쇼케이스 전

제주미술제는 축제다. 90년대 초반 한국미술협회 제주지부가 생기고 탐라미술인협회가 생기는 등, 제주미술인들의 단체들이 성격에 따라 나뉘는 시기, 이 단체들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최초의 제주미술제는 시작됐다. 20회를 넘기며 제주미술제는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거나 제주 출신의 미술인들이 모두 모이는 범미술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하기 위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정말 필요한 요소가 뭘까? 힘들때도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미술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각자 의미있는 작업을 해 나가고 있음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소통의 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 뭘까? 각자의 작업실에서 만들어낸 창작물들이 많은 이들에게 가치있게 보여지고, 가능한 한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도록 해주기 위해서, 제주미술제라는 축제의 장에선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가? 한국미술협회 제주와 서귀포 지부, 한라미술인협회, 탐라미술인협회, 이주작가까지 400여명이 넘는 작가들이 제주와 미술이라는 두개의 큰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되는 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다양한 질문들을 아우르는 과정에서, 제주미술제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재미가 아닐까 싶어졌다. 축제의 묘미도 사실은 일상에서 찾을 수 없는 재미를 찾기 위한 과정에 있으며, 이 재미가 있어야 축제가 사람들을 모으는 구심점이 생긴다. 지난 23회의 시간을 거치며 제주미술인들의 대축제는 많은 역사를 쌓아왔다. 하지만 그 축제가 과연 재미가 있었는가,에 대해 궁금해졌다. ‘재미’라는 명사의 대표적인 사전적 의미 하나는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 그리고 좋은 성과나 보람이다. 제주미술제를 치르는 축제의 당사자, 즉 미술인들은 이 행사를 통해 즐거움을 얻었을까? 좋은 성과나 보람이 있었을까? 당사자가 아닌 관람자들은? 만약 그간의 축제가 재미가 없었다면, 앞으로의 축제들을 재미있게 만들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재미있게 잘 노는 것을 표방했을 것이 분명한 이 축제는 왜 점점 재미없고 잘 못 노는 방향으로 흘러갔을까?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호이징가(Johan Huizinga)는 <호모 루덴스>라는 책에서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화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들이 만들어내는 축제라면, 조금 달라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제대로 유희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시작부터 질문으로 시작한 이 글은 끝까지 질문이다. 질문에 대한 고민은 축제를 통해 풀어본다. 이하 소개하는 일곱개의 섹션은 참여자도, 관람자도, 모두에게 약간의 재미를 되돌려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한 실험이다. 참여하는 작가들이 다시 관객이 되어 함께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하고, 일반 관객들은 관객대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으며 편안함을 느끼며 놀 수 있을만한 새로운 공간,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보려는 시도다. 제 24회 제주미술제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의 장이 되어보려 한다.

섹션 1. 문예회관 제 1전시관_아카이브 및 라운지

문예회관 제 1전시관은 인덱스와 컴퓨터 등을 이용한 작가 검색의 방으로 바뀐다. 도서관의 정보검색대나 애플스토어 느낌의 단정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한 켠에는 작가들의 도록과 미술잡지, 그리고 커피와 차 등을 즐기며 제주미술제 출품 작가들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리서치 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도 마련된다. 제주미술제 출품 작가들의 이미지 전체를 썸네일 형태로 압축해 볼 수 있는 인덱스화면에서 흥미를 끈 작가의 작품을 바로 검색해, 작가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다. 검색을 통해, 작가의 다른 작품세계를 살피고, 정말 마음에 드는 작가의 작품은 스티커, 혹은 엽서 형식으로 제작된 작가 작품의 이미지 출력물로 소장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출력물은 관객당 5점의 작품만 선택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작가에 대한 흥미는 제 2섹션의 원화를 찾아볼 수 있는 소품전으로 이어진다.

섹션2. 문예회관 제 2전시관_소품전

문예회관의 가벽을 최대한 많이 사용한 벽에는 서양화 등 평면 작업을 위주로 자유분방한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전시장 중앙에는 동양화와 서예 작품을 위한 구조물을 따로 제작해 장르를 구분한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서예작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족자를 옷걸이 형식의 구조물에 걸어 관객들이 작품 사이를 걸어다니면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400여명에 가까운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원화로 압축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원화를 보고 관심이 생긴 작가에 대해선, 다시 1전시관에서 쉬며 검색하고, 작가의 출력물을 소장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작품을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섹션 3. 문예회관 제 3 전시실_굿즈와 입체작품

이 섹션은 판매에 용이한 공예 작품들이나, 백화점 디스플레이에 걸맞는 것처럼 보이는 입체 작품을 주로 소개하게 된다. 이 섹션에 포함되는 것에 동의한 작가들에 한해 정말 백화점처럼 적극적인 판매도 가능한 것처럼 연출된다. 말 그대로 마음만 먹으면 바로 현장에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작품의 백화점과 같은 공간이다. 판매용으로 만든 에디션 작품을 출품하길 권하지만, 한 점 뿐인 소품이어도 관계는 없다. 예술작품이긴 하지만, 거래가 된다면 그때부터는 사고파는 물건인 ‘상품’의 기능을 가지게 된다. 단순한 전시에서 벗어나 작품이 매매의 대상이 되는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싶은 작가들에게 열려있는 전시공간이자 대안적인 아트페어라고 봐도 된다.

섹션 4. 제 1전시실 라운지_포트폴리오 리뷰 및 정책 세미나

작가들의 도외의 전문가들에게 포토폴리오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자리로, 1:1 멘토링의 개념으로 봐도 좋다. 제주에서 혼자 작업하고 활동을 하는데 있어 궁금한 점을 물어도 좋고, 직접적으로 작품에 대한 평을 청해도 좋을 일이다. 개인전이나 행사의 전시에서 듣기 어려운 비평을 초청된 외부인에게 청해 듣고, 작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길 기대한다. 혹은 이 대화를 통해 큐레이터에게 소개된 작업이 다음 전시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한다.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가, 제주의 작가가, 외부에도 효과적으로 알려지고, 새로운 기회로 기능하기를 바라며 마련하는 자리다. 포트폴리오 리뷰가 끝난 다음 날 오전에는 대면한 작가의 작업실을 찾는다. 제주의 문화환경을 살핀 뒤에 오후에는 제주의 문화생태계와 관련한 정책세미나를 갖는다.

섹션 5. 참여를 신청한 작가들의 작업실_오픈 스튜디오

작가들의 작업실은 불가침의 영역일 수 있다. 미공개의 신작과 미완성작이 각종 미술재료와 함께 새생명을 얻길 대기하고 있는 창작의 공간은 언제나 대중의 흥미를 끌만하다. 오픈스튜디오에 참여하고자 하는 제주에 작업실을 둔 작가 신청자에 한해 웹사이트에 작업실이 공개가능한 시간을 공지, 일반 대중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포트폴리오 리뷰를 위해 찾은 도외 전문가들이 반나절 일정으로 이 작업실을 투어하기도 한다. 작가가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터를 직접보고, 작품과 작가에 대한 관심을 배가 시키는 기회를 마련한다.

섹션 6. 문예회관 야외공간 설치물

사전 동의를 얻은 서예와 수묵화 작품을 현수막으로 출력해 깃발을 활용한 축제 느낌을 조성한다. 취향에 따라 호오가 많이 갈리는, 조금은 올드해 보이는 느낌의 문인화나 서예 작품들을 고스란히 출력물에 활용해 전시 연출물로 활용해 보려는 시도다. 장르가 무엇이든 제주작가들이 출품한 작가라면, 그 작품들과 함께 신나게 놀아본다는 전시의 컨셉을 전달하기에도 적합하다.

섹션 7. 미술인의 밤 행사와 결합한 오프닝 파티

제주미술제 기간 문예회관 야외 공간과 전시장 세 곳은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4일간의 행사기간동안 이 장소는 백화점, 갤러리, 카페, 도서관, 장터 등의 기능들을 제주미술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압축해 보여주게 된다. 4일간 제주미술의 가능성을 최대한 실험해보는 이 임시공간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전시에 참여한 400여명에 가까운 작가들과 지인들은 물론 전시를 준비한 스텝들, 일반 관객들까지 모여 네트워킹을 하는 장을 마련한다. 축제의 본질적인 기능은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고, 그 기능은 이 오프닝 파티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가시화된다. 간단히 즐길 먹을거리와 함께 전시를 감상하고,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인사하고, 우연히 만난 지인들과 안부를 나눈다. 공들인 케이터링 음식과 가벼운 술과 음료, 가을 저녁의 흥겨운 파티에 어울리는 디제이의 음악, 그리고 예술, 친구, 대화. 그 무엇도 기분좋지 않은 것이 없는 공간과 시간이다. 제주미술제가 재미있어졌음을 공표하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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