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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득
Cho Yoon-deuk
趙允得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이화여자대학원 조소학과 졸업
개인전 10회(제주, 서울, 일본, 미국)
초대전 및 국내외 단체전 150 여회
2010 김해 클레이아크미술관 (레지던시)
2004 미국 버몬트스튜디오센터
2002 일본 시가라키 도예의 숲
현) 한국미술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 회원
한국여류조각가협회 회원 창작공동체‘우리’회원
가마앤조이 대표

작업 자체가 제주, 혹은 ‘제주다움’인 조윤득의 도자

도예가 조윤득의 흙 작업은 제주를 떠나서는 말할 수 없을 만큼 불가분의 관계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터를 소중히 여기고, 또한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제주라면 누구나 예찬하고 동경하는 곳 아닌가. 하물며 그곳에서 태어나고 창작활동을 해온 예술가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여행자로서 둘러본 제주와 원주민으로서 살아온 제주는 좀 다를 것이다. 여행자에게 경험된 제주는 하나의 점으로 기억될 뿐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살아온 작가에게는 면 또는 입체, 아니 지각 대상 그 이상의 무언가로 존재한다. 작가에게 작업은 제주의 정서만이 아닌 얼과 혼까지도 스캔해내는 지난의 과정이다.

제주의 자연은 평범하지 않아 판타지와도 같다. 그것도 시간이 멈춰버린 갈라파고스 같은 곳이 아니라, 많은 것들이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신비의 섬이다. 그러한 제주의 실재 혹은 속살을 표현하는 데는 흙만 한 것이 없다고 믿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고온의 분화구를 통해 선물로 분출된 제주와, 고온의 가마에서 꺼낸 도자는 통하는 데가 있다. 이런 관계성과 경험으로부터 출발한 작가의 작업은 만인에게 익숙한 관광사진 이미지를 지우고 실재와 속살로 접근해 들어가는 표현으로 채워주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전체적으로 거칠고 투박한 면이 짙으면서도 여성 특유의 감각적인 요소를 곁들이고 있다. 바다와 산, 오름, 바람, 숲, 동굴, 돌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환경적 특징들은 역동적인 에너지의 원천이자 모티브의 출발점이다. 거칠고 투박하며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제주의 자연은 흙 작업에서도 그대로 경험된다. 이라는 작업 연작에서 보듯 구연부에서 내려가는 사면(斜面)이 막 분출을 마친 분화구 같아 잔열이 아직도 뜨겁게 남아 있을 것 같이 느껴진다. 또한 보기에 따라서는 발(鉢) 안에까지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극적인 데가 있다.

몸짓이 각인된 거친 터치의 모델링은 바로 이러한 자연환경에 기인한다. 매끈하고 윤택 나는 표면을 통해 고요한 정적의 관조미를 추구하는 여타의 도자 유형들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이 다름 속에서도 여성 특유의 감각을 보여주는 점이 이채롭다. 백록담 같은 화구호의 물이 하늘을 머금은 듯 파란 코발트빛 채유가 그것이다. 정채봉 시인이 백두산 ‘천지’를 눈물샘으로 노래한 바와 같이 격동기 한국사의 ‘한’을 간직한 한라의 눈망울이라 읽어도 좋고, 또한 제주의 보석이라는 의미로 읽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밖에도 제주 식생의 진수라 할 수 있는 ‘곶자왈’, 정령이 임재해 있음직한 그 울창한 숲을 모티브로 한 투각 도자작업도 ‘제주다움’을 담은 일련의 양식으로 기술될 수 있다. 작가는 흙 작업에 다른 매체를 결합시키는 조합 실험도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조명이나 사진 등의 매체를 결합시켜 보다 다양한 표정으로 연출하는 데서는 잔잔한 묘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아울러 도자와의 이질적 매체를 결합시키는 대목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 있다. 꽃다발 이미지의 작품에서 보듯 현무암 돌을 꽃송이로 해석하여 결합시키고 있는 작품이 그것이다. 전자는 가마를 통해 소성된 것이며, 후자는 화산이 소성시켜 준 것이라는 점에서 동질적 조합으로 역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변시지를 비롯한 많은 제주 출신 작가들의 작업에서 보듯이, 그들의 작업 속에 흐르는 하나의 공통적 정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곱상한 꾸밈보다는 소박함과 생동하는 기운, 불굴의 기질과 정서 등이 그것이다. 오랜 디자인적 패러다임에 갇혀 있던 도자의 프레임과 관행에서 벗어나 조형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조윤득 작가도 범주적으로 제주다움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이다. 최근 제주에 불고 있는 개발붐을 우려하는 안타까움의 시선이 작가의 흙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설명적이기보다는 은유적 표현을 즐기는 작가지만 이 문제만큼은 직설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술가가 유유자적할 수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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