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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언
Hyun Chung Aen

2015 오래된 숲, 서귀포 예술의 전당
2009 그대의 風定, 기당미술관
2004 나는 이제 西歸로 간다, 기당미술관
2000 記憶祭, 갤러리 제주아트
1996 기억의 섬, 갤러리 제주아트
서귀포 예술의 전당 개관전
한국예술협회 제주도지회전
서귀포문화원 기획초대전
제주, 오키나와 미술교류전
지역작가초대전 외 단체전 다수

빛을 심는 사람

 

나는 오늘도 빛을 심습니다.
검은 종이 위에 작은 점 하나를 찍는 순간, 그 작은 점 하나의 시작은 어두운 땅을 뚫고 나온 어린잎처럼 빛으로 존재합니다.
그렇게 모두에게 주어진 어둠의 시간은 빛이 생겨나기 전 새벽과도 같습니다.
풍경은 어둠속에서 밝아오는 새벽녘의 빛으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정오의 햇빛에서 구체적인 형상으로 자리 잡아 오후가 되면 무르익은 색이 됩니다.
밤과 낮, 어둠과 밝음을 오가며 세상의 모든 색은 빛을 통해 생명력을 얻습니다.
어둠은 소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빛이 존재하는 시간이며,
어둠속에서 비로소 빛은 존재하게 됩니다.

 

나는 소멸되어가는 나에게서 점으로 떨어지는 그 씨앗이 화지위에 싹을 틔우는 과정을 매일 경험합니다. 그것은 작은 빛이며, 희망 같은 것입니다.
매일 빛 하나하나를 심듯이 점을 찍고, 땅위에 씨앗을 심습니다.
어떤 색으로 빛나게 될지, 어떤 나무가 될지 알 수 없는 시간이지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짙은 어둠에서 빛은 더 밝게 빛나고, 긴 새벽을 견뎌내고 밝아 오는 아침은 더 찬란하며, 그늘이 깊어야 만이 그 빛도 따뜻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어린 날, 말 더듬던 한 아기가 보았던 한낮의 그 하늘의 빛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지만, 이제 나는 색을 통해 그 빛을 말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어둠의 시간은 색을 깊게 만듭니다.
내 기억 속 새벽에 서 있는 그 아이에게 오늘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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