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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kim do hoon
金度勳

2007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 졸업
2013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전공 졸업
2018 휴애리 갤러리 팡 기획 초대전(갤러리 팡/서귀포)
2014 조각난 거울로 다시 짜여 진 인상들(갤러리 포월스/서울)
2012 조각난 거울로 다시 짜여 진 동물들(가나아트스페이스/서울)
2018 제24회 청년조각전(제주문화예술진흥원)
아트프로젝트울산2018(문화의 거리/울산)
SALON de HEPTA(아트그라운드헵타/서울) 외 다수

김도훈의 조각과 다층적 접합의 조형성

장원 (미술평론가)

현대미술은 예술의 순수성을 추구하면서 삶과 예술, 관객과 작품을 철저하게 분리시켰던 모더니즘 예술을 비판하고 개선하고자 삶 속의 예술을 모색해왔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여전히 의심스러워 보인다. 예술적 언어는 삶과 현실을 다루면서도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많고, 관객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대미술이라는 인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도훈의 조각 작업은 일상의 삶 속에서 관객과의 어울림에 대한 해결의 한 가지 단초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김도훈 작가의 조각 작업들은 일단 관객들에게 친절하다. 그 친절함이란, 고전적으로 보이는 형식 안에서 익숙한 소재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감상의 단계를 거쳐, 다양한 현대적 문제의식들을 사유해볼 수 있는 지점까지 이르게 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므로 김도훈의 조각 작품들은 조형성과 더불어, 단일한 형태를 이루는 파편적 요소들로부터 읽어낼 수 있는 관점과 의도들을 함께 고려해볼 수 있다.
일단 조형적 측면에서 김도훈이 작품을 구현함에 있어 얇은 철끈을 조각내어 반복해서 이어붙이는 과정은, 형태를 쌓아 올려가는 소조의 전통적 방식을 따르며 ‘조형’이라는 의미를 강조한다. 근대 조각, 더 나아가 근대 예술의 이념은 피들러가 학문적으로 정초했듯이 외부 대상을 눈의 지각 작용에 의한 가시적 표현을 독립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으며, 그것은 형식에 의해 형성되고 유지된다. 따라서 예술 활동에서 ‘조형’이란 시각표상을 능동적으로 형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중요한 요소이며, 현상의 가시적인 소재를 가시적인 존재물의 가장 확고한 구성 요소로 완성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피들러의 동료였던 조각가 힐데브란트는 이러한 논의를 발전시켜서 『조형예술에 있어서 형식의 문제』(1893)라는 저서를 통해 피들러가 주창한 조형예술의 의미를 강조하며, 시각적인 것과 표현적인 측면에서 예술의 형식 문제를 정립하고자 했다. 우리가 김도훈의 작품을 대할 때 현대미술의 포스트모던한 양상들을 논의하기에는 이미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피들러나 힐데브란트로부터 예술의 조형적인 부분에서 여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서구의 르네상스 이래로 시각예술이 하나의 혈연관계로 묶여서 파악 가능했던 것은, 건축이나 회화와 더불어 조각이 선들의 구조적인 조합을 통한 ‘조형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김도훈의 조각 작품은 덩어리로부터 형상 이외의 부분을 제거해나가지 않고, 선적인 골격으로부터 부분 부분을 덧붙여서 하나의 전체를 이뤄나간다는 소조의 통합적 측면이 강하게 드러난다. 사실 그의 현재 작업들은 견고하고 완성도 높은 형태를 이끌어내기 위해 선묘와 골격에 대한 탄탄한 연구로부터 출발했다. 김도훈은 선형을 이루는 골격을 작품 전체를 지탱하는 요소로만 사용하지 않고, 그 골격들을 이루는 각 요소들을 중첩시켜서 하나의 온전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특수하게 주문 제작되어 넓지 않은 면적을 가지며 짧게 절단된 수많은 철판의 파편들은 이 골격으로부터 서로가 맞물리는 형태로 접합되어 전체의 온전한 대상물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용접된 부분의 흔적들은 다시금 그 전체 형태의 기본 윤곽을 함께 형성하여 선형적인 골격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재료를 사용함에 있어서 물성에 대한 작가의 이해와 조작은, 형식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가 다루는 대상들을 향한 심리적, 사회학적 내용들 역시 반영하고 있다. 일반 철판보다 훨씬 반사도가 강한 고광택의 재질은, 조각 작품이 놓인 주위의 사물들을 반사하며 다양한 빛을 뿜어낸다. 특히 전시장의 내외부에 설치된 작품들은 밤이 될 때 발하는 주변의 조명들을 반사하며 형형색색의 화려한 외관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러한 모습은 하나의 개별적 존재가 스스로 독자적 완결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일종의 판타지를 거부하며 그 존재가 위치하고 있는 세상 속의, 혹은 세상과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기존의 조각들이 채색되지 않아야 한다는 근대 서구인들의 고정관념을 우회적으로 재고하도록 하는 계기를 던져주기도 하는데, 즉 현대의 수많은 조명들이 물질적 안료를 대체하여 그 때마다 다르게 구사될 수 있는 색채 발휘의 가능성을 온전히 열어두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각각의 수많은 파편들로 이루어진 작품은 하나의 단일한 개체적 대상을 형상화하는데, 그 파편들의 접합점들은 인간이나 동물 혹은 자연의 개체들이 유기적인 중첩물로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김도훈 작가가 조각의 내부에 설치한 전구들의 빛은 그 틈새를 새어나오며 화려함을 과시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실상 모든 생명체가 보이는 이면에 다층적이고 복잡한 요소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이것은 표면과 내부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이러저러한 다양한 방식의 반복적 중첩에 의해 쌓아올려지며 형성되는 모든 존재, 즉 구축, 관계, 인격의 다층적 모습을 시각적 은유로 드러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현대미술에서는 공간성을 활용한 설치미술이 주류를 이루지만, 김도훈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위해 전통적인 좌대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 좌대는 작품의 고유성과 영속성을 함유하며 관람자들의 위치나 시선보다 작품을 높게 세워둠으로써 일종의 권위를 드러내왔다. 그런데 김도훈 작가는 기념비적인 것을 사슴이나 토끼, 강아지 등의 동물이나 자연적인 것으로 대체시켰다. 그는 오히려 주위의 모든 친숙한 것들을 예술의 대상으로 삼아 고귀함이나 영웅적인 것들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다. 그의 작업에 나타나는 곰이나 사슴 등의 동물들은 사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적 대상들이 아니라 멸종의 위기에 처해 극소수의 개체만 남은 특이 종들이다. 김도훈 작가는 의미로 환원되거나 길들여지지 않는 대상들을 재현함으로써, 전통 조각이 지녀왔던 기념비적 속성을 와해시키고 대체하여 현대사회의 문제로 대두된 환경 문제와 멸종 동물의 위기를 친숙한 방식으로 드러낸다. 이렇게 형상화된 김도훈의 조각 작품들은 시간을 박제한 것과도 같이 그 대상들을 기념비적인 좌대 위에 올려둠으로써, 현대의 물신적 방식으로 우리 곁에 그들을 영원히 머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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