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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Lee seung soo
李承洙

개인전 2017 남겨진오브제 (문화공간 양, 제주) 외 10회 단체기획전 2016 아리랑랩소디 (마네미술관,북경)외 100여회
수상 2016 하정웅 청년미술상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 2011 제1회 초계청년미술상 (초계미술관, 최기원)
포항아트페스티벌 우수작가상 (포항시,페스티벌운영위원회주최,포항시장상)
2004 MBC 한국구상 조각대전 대상 (MBC, 한국구상조각회주최)

비움과 채움의 언어
서상호(오픈스페이스 배 디렉터)

제주시 화북 나즈막한 포구, 돌담으로 만들어진 창고가 작가의 작업실이다. 바다와 잘 어울리는 돌담 창고가 예쁘다. 청년작가의 작업실치고는 세월의 흔적과 작업 도구들의 손때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다. 모름지기 작가에게 작업실은 생산의 터이자 사유의 공간인지라 각기 색다른 향기를 품고 있다. 단순히 생산만 하는 작업실의 냄새와는 다른 깊은 향기가 나는 건 어떤 연유에서일까. 작업 도구들과 전통적인 작업 방식의 잔여물들 때문일까. 모처럼 땀 냄새 나는 젊은 조각가의 작업실이었다. 마당 앞에 펼쳐진 바다와 멋스러운 돌담 창고와 함께 말이다.

작가를 만난 건 몇 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달리에 있었던 기획자로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그는 제주에서 갓 시작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매니저 일을 맡고 있었다. 평소 지역작가와 후배들의 견인차 역할로 노력을 하고 있던 터라 남 다른 애정으로 그 위치를 잘 수행하고 있었다는 기억이다. 이승수와 나는 수 십 번을 대면하면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위치, 젊은 조각가의 고민, 지역 속에서의 좁은 관계에 대해 말했다. 어쩌면 동시대 작가들이 살아가는 고민들이라 에둘러 접어둘 수 있겠으나 이승수와 나는 늦은 시간까지 몇 차례나 술잔을 기울였다. 다행히 이번 기회에 작가의 작업에 대해서만 오롯이 말할 수 있는 것이 참 고맙다.

물질로서의 언어
전통적인 조각 영역은 청년작가들에게는 관심이 축소 되어가는 현상을 감지 할 수 있다. 호황기였던 미술장식품 시장의 축소와, 대학 교육과정에서의 커리큘럼 변화 등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이미 현대미술이라는 영역에서 전통적 조각은 젊은 작가들에게는 구태연한 언어로 터부시되는 것이 현 주소이다. 지금 대학에서 전통적 조각 실습을 하는 학교는 손에 꼽을 정도이니 말이다. 대부분 뉴미디어 방식의 언어를 선호하며 첨단 장비까지 응용하는 재료 해석들이 넘친다. 시대의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머지않아 돌을 쪼개거나 용접을 할 수 있는 작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용접하고 두드리고 다시 이어 붙이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 방식이 유효기간이 끝난, 시대에 뒤쳐지는 방식이라고 누구도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이승수가 천착하고 있는 재료에 대한 애정과 노동으로 한땀 한땀 엮어가는 표현 양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이승수는 각종 철을 주재료로 전통적인 조각적 방식을 통해 집적된 물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동(銅)을 주재료로 사용하며 녹이고 붙이기도 하고 두드리는 단조기법으로 선들을 교차시키며 드로잉해 나간다. 이승수의 드로잉은 자유롭고 편안하기 그지없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살고 있는 제주의 자연과 매우 닮아있다. 작가의 언어는 자라난 환경과 생태 그리고 제주의 자연을 유감없이 관통하고 있으며 그 범주 안에서 창작과 삶을 공유한다.

초기 작업 중 해녀의 형상을 한 작업을 보자. 비어있는 선들의 교차로 그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그 속에 현무암이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자리하고 있다. 비움과 채움의 사유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가공한 형태가 아닌 비슷하지만 각각 다른 얼굴과 형태를 하고 있는 작은 변화의 돌들을 관찰한다. 마치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각각의 돌멩이 모습에서 날 것 그대로의 언어를 읽어내고 싶어한다. 그 돌을 해녀나 어머니의 형태와 결합시킨다. 그 색깔과 질감은 제주와 매우 닮아 있으며 자연의 색과 일치한다.

또한 작가는 작업실 주변의 소소한 도구나 사물들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선의 자유로운 연결 방식으로 동선을 단조하여 형태는 있으나 그 속은 비워진 채 남는다. 그 안의 인식은 관람자의 몫으로 남겨 둔 것이다. 전통적인 조각적 방식에서 캐스팅하고 최소 단위의 물성들을 용접하고 다시 갈아내고 다듬어가며 보이지 않는 시선과 땀이 녹아 들어가 있다. 그래서 더욱 따뜻한 발색과 질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일까.

작가는 물질과 비물질의 만남을 시도하는 라는 작업을 통해 폭 넓은 변화를 시도한다. 주변 영상 작가들이 시도하는 비디오 아트의 언어를 차용하는 방식이 아니다. 담아낸 영상에는 공간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이 공간을 만들고 있고, 손끝으로 만들어진 물질과 가상의 공간에서 유영하는 물질을 결합시켰다. 이는 더욱 적극적인 현대미술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영하는 물고기들이 스크린/공간에 투영되고 실제 공간 내에 그 물고기들이 형태로서 인스톨되어 있음으로 가상과 현실이 공생하고 있다. 속을 비운 물고기의 형태와 투사되어 유영하는 물고기가 한 공간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다. 그간의 작업들을 보면 시간의 기억들을 채집하는 방식에서 이번에 시도되는< 못, 물들다>작업은 시간의 흐름에 대해 소통하려는 방식을 찾고 있다. 작가에게 시간의 의미는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낡음, 비움, 채움과 같은 키워드로 물질에 대한 대화들이 연속으로 전개된다. 사유가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지금도 작가는 산소통을 열어 동선을 하나하나 연결시키며 형태와 대화를 해나간다. 이 과정이 마치 불혹(不惑)을 넘어가며 치르는 의식처럼 자신과의 끝없는 대화를 연결해 나가는 수행과도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행위의 반복 속에서 자칫 예술이 지극히 개인적인 언어 속으로 함몰될 수도 있으니 더듬이를 세우자. 그리고 예술이 품고 있는 근원적인 논의를 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메가스펙트럼을 담아내거나 텍스트적 유희에 이미지로 읽혀지는 오류는 경계해야 할 것이며 자신의 언어에 더욱 애정을 가지고 사유하자.
머지않아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세계가 구축될 것이고 그 아우라에 관객들은 사유를 공감하게 되며 작품의 울림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조각가 이승수와 예술가 이승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작가는 그냥 이승수라고 말한다.
필자는 작가가 예술가 이승수로서 우리에게 더욱 큰 울림으로 자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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