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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석
Yang Hyungsuk
梁亨碩

제주대학교 산업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 공예디자인(도예전공) 석사

 

제주특별자치도 미술대전 ‘대상’ 2회
제14회 한국공예대전 ‘특선’
2016.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초대작가’/ 제주도립미술관
2016. 동서 도예초대전 ‘전통과 변화’/ 한양대학교 박물관(서울)
2018.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 회원전 / 서귀포시 예술의 전당
2018.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세라믹루키’선정
2018. 4회 개인전‘이면’/ 연갤러리(제주시)
現. 제주 아토도예공방 운영

보편을 넘어 고유의 특징을 머금은 양형석의 제주

 

– 하계훈(미술평론가)

 

양형석은 제주도 출신의 도예가로서 학창시절부터 도예의 일반적인 원리와 기법을 탐구하면서도 항상 자신이 속한 지역의 문화뿐 아니라 도자 예술의 특징과 보편적 도자 예술의 성격 사이에서 발견되는 간극을 고민해왔다. 이러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작가 자신이 몸담고 살아온 제주의 자연과 삶을 더 심층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을 것이고, 그러한 관심과 관찰의 결과가 양형석의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자연스러우면서도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양형석은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형성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제주의 자연에 관심을 집중했다. 용암이 썩은 고사목의 내부로 흘러들어가 고사목이 차지하던 공간을 대신하면서 굳어진 용암석을 일컫는 ‘고사목수형’은 작가가 도예의 방향을 추상으로 전개시킬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조형의 문제뿐 아니라 재료의 응용에 있어서도 양형석은 제주의 화산석을 이용하여 단미(單味)유약이라는 자신만의 유약을 개발하여 작업의 요소로 사용함으로써 추상적 돌의 형태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미지화하였으며, 또 작품의 성형 방법에 있어서도 노지소성 방식으로 도자 작품을 구어내기도 하였다. 이처럼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미술대학을 다닌 양형석에게 제주 도자예술의 미감은 보편적 도자의 그것을 넘어서는 제주도의 특징을 담은 특수성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양형석은 전통적인 도예 작업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재료와 형상의 틀에 얽매이지 않음으로써 보편성에 동조하기를 거부한다. 작가는 흙과 유약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조합하기도 하고 작품의 소성방식에 있어서도 가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이러한 실험성과 독창성으로 양형석은 자신만의 특징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주제면에서 양형석이 제주의 특성을 찾아가면서 제주의 시공간적인 실체를 추적해가는 과정을 밟았다면 조형적인 면에서 양형석의 작품은 도자 예술이라는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입체 조형 일반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고사목수형의 공간에서 작가는 시간과 생명의 자취를 감지하고 그 속에서 잉태되어온 생명의 가치를 추구한다. 형태에 있어서 작은 방과 같은 공간이 연속되는 모습은 개체간의 연결과 관계맺음을 연상시켜주고 그 공간에서의 공동체적 공생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고사목수형을 바탕으로 쌓아가고 공간에서 사방으로 확산시켜가는 양형석의 작품들은 태고의 집단 건축물이나 곤충들의 군집을 연상시켜주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물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의미에서도 확장과 확산을 연상할 수 있게 해준다.

 

양형석이 작품 속에 제주를 담아내는 방식은 보편성을 뛰어넘는 개체의 특성이 강조된다.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와 미감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독일의 문호 괴테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한 말은 문화 분야에서 심심치 않게 인용되어왔다. 문인으로서 괴테는 일찍이 민족문학의 규모를 뛰어넘는 ‘세계문학’의 개념을 만들어냈으며 동양의 미학과 예술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괴테의 보편주의적 문화론은 전세계의 많은 예술인들에게 흥미롭게 받아들여졌다. 특히 괴테의 이러한 생각은 포스트모던 시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중심의 상실과 주변부의 중심 진입 현상을 정당화시켜줄 수 있는 권위의 대표적인 개념으로 해석되었다. 서구 유럽과 북미 중심의 문화사에서 괴테가 말해주는 ‘민족적인 것의 세계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지역 기반의 활동에 종사해 오고 있는 작가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기질 수 있게 해주었으며 스스로의 작업방향의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으로 확산되고 완성되는 과정은 필연적이기보다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가치성립의 결과마저도 누구에 의해서 평가되는가를 생각해본다면 괴테의 든든한 언급이 있었음에도 주변부의 한계는 여전히 남아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가 누구에 의해서 정당화되는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주도적인 부류가 있는 것으로 가정하는 경우가 많다. 즉 아무리 대중적으로 반응이 미지근해도 전문가 그룹에서 다른 평가를 받았다면 대중적 평가를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특수 평가그룹의 의견을 절대적 가치로 존중하는 태도를 문화적 굴종(cultural cringe)이라고 한다. 원래 19세기말 호주의 시인 헨리 로슨(Henry Lawson)이 사용하기 시작한 이 말은 영어권 식민지 지역에서 생산된 문학작품이 영국과 미국 등에서 읽히는 추세에 따라서 평가를 좌우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논리에서 나온 말이다. 이러한 비판적인 생각에서 보면 괴테의 문화적 보편성과 민족성에 대한 언급은 또 다른 문화적 굴종으로 볼 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그래서 민족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층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말하자면 보편성과 동시에 민족성이 서로 다른 차원에서 예술가의 영감의 원천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당연히 그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양형석은 실험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자신의 창작 환경의 맥락에서 궤도이탈 되지 않는 독창적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냄으로써 예술창작의 보편적 미감과 작가의 환경을 둘러싼 특수한 미학을 동시에 작품 속으로 수렴시키고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자신의 창작에 중요한 모티브로 삼는 고사형수목이 제주의 특성을 강하게 반영하는 작품이었다면 이면의 공간을 탐구하는 이중 구조의 ‘이면의 공간’이라는 작품에서는 이러한 고사목수형의 구조를 감싸는 또 하나의 외부 구조가 더해지고 그 외부 구조가 무작위적으로 개봉되는 듯한 형태로 소성된 이미지 등을 보여준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작가는 자기정체성과 삶의 근본과 인간의 본능 등 보다 근원적인 요소에 대한 탐구를 진행한다. 이렇게 제작된 이면의 공간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관람자들에게 상이한 질감과 형상을 대조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강렬한 조형적 체험과 작가의 창작 행위의 흔적을 느끼게 해주는 복합적인 작품으로써 조형적으로 뿐 아니라 제작 기법에 있어서도 작가가 한 차원 높은 시도를 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형석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참고 작가로 고사목수형의 경우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추상 작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을 언급한 적이 있다. 나무의 모습이 단순화되면서 추상으로 이어져 사각형의 기본적인 형태와 세 가지 원색으로 구성되는 화면에 이르는 과정이 몬드리안의 작품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양형석의 작품과의 접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양형석의 또 다른 작품인 이면의 공간 연작들은 숨겨진 자아의 본성을 찾아가는 행위의 하나로 작품의 주제를 설정하고 그 행위의 실행 과정을 기록하는 듯한 작품이라는 의미에서는 추상의 일반적인 존재론적 주제들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좀 더 구체적인 자아 탐구의 방법에 있어서는 캔버스의 이면과 배면으로 공간을 확장시킨다는 의미로 화면을 날카로운 칼로 잘라낸 이탈리아의 작가 루치오 폰타나의 공간주의 작품이나 이질적인 것을 하나로 조합하려는 모자이크적 시도들과의 연관성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관성의 유추에도 불구하고 양형석의 ‘이면의 공간, 공생의 공간’은 작가의 독창성을 잘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며 기법면이나 이미지가 드러나는 효과에 있어서도 작가가 주제로 삼고 있는 개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양형석의 작품이 잠재적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은 작가가 도예 작품으로 출발하면서도 그러한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 조형 일반의 표현과 주제의 선택,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꾸준한 실험과 시도로 창작의 과정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양형석은 작가가 몸담고 있는 제주라는 공간에 사고와 정신이 함몰되어버리지 않고 예술적 보편성과 특수성의 교차와 충돌, 혹은 이 둘 사이의 층위의 문제 등을 벗어나 예술창작의 자유와 실험성을 잘 펼쳐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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